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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순의 다이어리/용순의 게임 후기

007. 데몬즈 소울 (Remake)

소울류 게임, 피의거짓 이후 본가인 프롬 소프트웨어에서 제작한 데몬즈 소울을 플레이했다. 마침 PS5도 가지고 있었고, 독점 게임이라는 이 리메이크판을 해보는 건 상당히 기대되는 일이었다. 다크소울이 먼저였는지, 데몬즈 소울이 먼저였는지 잊어버렸지만 그래도 초기작에 가까운 것은 맞는 게임일 것이다.

게임 시스템

역시 게임 시스템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우선적으로 데몬즈 소울에서는 체크포인트(화톳불)에서 상호작용하여 충전되는 회복템을 가지고 있진 않다. 여느 정통 RPG처럼 약초나 체력 회복 아이템들을 스택으로 쌓아 들고 다닐 수 있다. 따라서 보스전에 돌입하면서 체력 회복을 8번 밖에 못 한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원한다면 수십개의 체력 회복 아이템을 들고 장기전을 치러도 된다.
재미있는 것은 데몬즈 소울의 성향 시스템이다. 성향은 캐릭터의 성향과 세계 성향으로 나뉘는데 아무래도 게임 내 메세지에 의존하여 어떤 변화를 파악해야 하다보니 이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채로 플레이 할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 내가 2회차를 포기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 개인 성향: 이건 뭔지 모르겠다. 위험해 보이는 NPC는 죽이면서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백 성향을 유지하고 있었다.
  • 세계 성향: 많이 죽으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되더라. 웃긴 것은 이것이 특정 성향일 때 맵의 특정 구역이 열린다던지 전에는 보이지 않던 적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가는 길목에 있는 빨간 적들이 너무나 강해서 어떻게 처리하지 하며 찾아보다가 내가 많이 죽어서 그런게 나온거란걸 깨달았다.

맵 곳곳에 잠겨있거나 도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구역들이 존재 했었는데, 이런 것들은 모두 세계의 성향과 연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플레이 한다면 절대 한번에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필자는 마냥 진행하다보면 언젠간 저기를 갈 수 있겠지, 숨겨진 이벤트를 주는 NPC가 있겠지 하면서 다녔는데 글쎄… 최종장에 도달했음에도 뭐가 없어서 내가 놓친 것이 무수히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임의 진행

데몬즈 소울피의거짓을 비교할 수 밖에 없다. 피의 거짓을 플레이할 때는 몰랐는데 피의 거짓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완성도 있는 훌륭한 게임이다. 게임의 진행에서 데몬즈 소울은 일자형 구성이 아니다. 마치 옛날 메가맨 게임처럼 스테이지를 선택하여 진행하는 방식에 가깝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막히는 구간이 있으면 다른 구역들을 돌아다니면서 좀 더 좋은 아이템을 모으거나 할 수 있다.
실제로도 첫 구역에서 조금씩 진행하다보면 데몬 장의 소울을 지닌 자만이 지나갈 수 있는 진행 불가의 안개로 인해서 다른 곳을 먼저 들러야하는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이러한 방식의 진행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필자의 경우는 대장간을 먼저 들러서 이것저것 하다보니 초반부터 무기를 상당히 강화할 수 있게 되어 밸런스가 파괴 되었었다. 초반에 업그레이드 했던 장검 +6강 짜리로 거의 최종장까지 갔으니 뭔가 묘하다.

반면 피의 거짓의 경우 일자형 구성이다. 스테이지를 선택할 수는 없고 게임이 인도하는대로 진행하다보면 새로운 구역과 기존 구역이 합쳐지고 이곳저곳을 탐험하게 되는 훌륭한 구성이다. 이는 또한 네러티브를 집어넣기도 매우 용이하여 피의 거짓에서 자연스럽게 스토리의 이모저모를 진행시키는데 도움이 되었다.
데몬즈 소울은 이런 네러티브가 없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보스의 소울을 회수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에 불과하며 보스도 말을 할 수 있는 제한된 보스에 의해서만 스토리가 진행되므로 정말 묵묵히 전투만을 하는 느낌이다.

보스 패턴

데몬즈 소울에서 전투만을 추구하는 느낌이 매우 강한데, 이것도 문제가 있다. 정작 보스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필자의 진행 방식이 보스 처리에 최적화 된 상태였던지는 모르겠으나, 팔랑크스는 아무런 위협 없이 손 쉽게 처리하였고 대방패도 기존의 블러드본 되살아난 자 스테이지의 경험으로 눈치 빠르게 잡을 수 있었다. 대장간의 거미도 패턴이 3개 였던 것 같은데 파악 후에는 그저 단순 반복이었고, 그 다음 보스가 약간 어려웠었으나 이내 치고 빠지기로 잡을 수 있었다.
독늪에서는 의외로 항상 화살을 들고 다녔기 때문에 정말 큰 어려움 없이 모든 것을 해쳐나갈 수 있었고, 성녀를 지키는 기사마저 AI가 고장난건지 단순 패턴 반복 덕에 매우 쉬웠다. 감옥에서 나오는 분신술사는 장판 마법을 쓰는 개체가 1개 뿐이라는게 너무 쉽게 파악되어 실체 확인이 용이해 금방 처리하였고 그나마 만티코어 편에서 도전욕구가 불타올랐다. 황금옷에서는 플레이어가 컨트롤 할 때는 어려웠으나 AI가 할 때는 또 다시 단순 반복이라 금방 끝낼 수 있었다.
그나마 폭풍의 성역이 스테이지가 어려웠지 마찬가지로 화살로 쏘는 것으로 모든 보스들을 쉽게 잡을 수 있었다. 인간의 왕조차 페이즈가 바뀌질 않으니 치고 빠지는 형식으로 빠르게 끝낼 수 있었다. 최종 플레이 타임은 길지 않은 것 같다. 주말에만 플레이 하는데도 2주 내로 끝냈으니… 기믹형 보스들은 신선했으나 피의 거짓보다 뛰어나다고 하기가 좀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각 스테이지마다 디자인 아트는 정말 대단했다.

총점: 3.5점 할만하다.